2017. 9. 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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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마이크로바이옴... 이젠 운동선수에게까지 손을 뻗쳤군요!! 운동능력과 마이크로바이옴이라... 생각도 못했는데요. 왕년에 운동능력 유전자를 조금 연구해본 사람으로써 기사를 안보고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운동선수의 장(변)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분리하고 (시퀀싱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주로 16s rDNA sequencing을 통해서 종 분석을 합니다.) 어떤 종들이 분포하고 있는지 비교 하였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Jonathan Scheiman는 유명한 조지 처치 교수님 랩에서 포스닥을 거치고,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회사를 차렸네요. 회사 이름은 FitBiomics. 요즘은 뭐 하나 건지면 바로 회사 차리는게 유행인가 봅니다.



연구 내용을 보면, 첫 단계로 마라톤 선수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했습니다. 보스톤 마라톤을 위해 훈련한 20명을 대상으로 레이스 전후 일주일 간격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한 결과... 레이스 전후로 특정 박테리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박테리아는 젖산(lactic acid)를 분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젖산은 보통 젖산 발효(lactic acid fermentation)과정에 의해 생성됩니다. 사람 몸에서 왠 발효? 한다면... 그럴때도 있습니다. 인체내에서는 근육에서 이런 일이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에서만) 자주 일어나는데요. 산소가 없는 응급 상황에서 ATP를 계속 생산하기 위해 이런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젖산이 몸에 많이 쌓이면... 많이 아픕니다. 격렬한 운동 후에 오는 통증이 주로 이 젖산 때문이라고 하죠. 얘네들은 몸에 산소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 다시 피루브산으로 전환되면서 ATP생산에 쓰입니다. 서서히 복구되는거죠... 하지만 오랜만에 운동했을 때 근육 통증이 며칠 가는 것처럼, 이들이 복원되는데도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죠. 이들 박테리아는 젖산의 분해를 도와줌으로써 근육의 피로를 빨리 풀어주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사실일까...)


이어서 다른 연구를 또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더 격렬한 울트라마라톤 선수들과 조정 선수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연구를 진행했네요. 여기선 두 그룹에서 서로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분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운동 타입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분포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내용은 논문으로 발표되진 않은것 같고, American Chemical Society 학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창업하기 위해 논문 발표는 안한것 같군요. 운동 타입에 따라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몇 년 전에 sports gene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된 리뷰 논문을 정리한적도 있었는데요. 이 뉴스의 인터뷰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네요. "마이클 조던을 찾기 위해 시작했다"고...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사람을 유전자검사를 통해 발굴하여 키우는거죠. 혹은 기존의 운동선수들에 대해서도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확인하고 그 종목에 집중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전의 스포츠 유전자가 원래 갖고 있던 재능을 확인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능력을 바꾸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Jonathan의 창업도 그런 목적이라죠. 마이크로바이옴이 현재 대세중 하나이긴 한가봅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는 CRISPR/Cas9 까지는 안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끝 -


Posted by 토리군
2017. 8.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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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e system)과 말초신경계(PNS, peripheral nerve system)이 있죠. 중추신경계는 뇌(brain)과 척수(spinal cord)가 포함되고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의 CNS는 매우 소중합니다(Cell, Nature, Science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에겐 이게 더 소중할수도 있지만...). 그래서 2중 3중 보호장치로 매우 특별하게 관리되고 있죠.


이들은 면역과 관련해서도 특별합니다. Immune privilege라고 하죠. 우리말로 면역 특권이라고 하던데요. 뇌 뿐 아니라 눈, 고환, 태반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해요. 이들 부위에서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이들 부위는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해도 거부반응이 없거나 약합니다. 그렇지만 부위들이 아무래도... 이식하기 쉽지 않겠죠?ㅎㅎ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보호 체계로부터조차 특별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뇌의 경우, BBB(blood-brain barrier)라는 장벽이 있어서 아무나 뇌로 들어갈 수 없게 차단하고 있습니다. 혈액속의 면역세포들도 함부로 못다니죠. 그래서 면역 세포들은 뇌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에 늘 예외가 있다고 말했다시피 여기에도 예외는 있었습니다.


T세포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페이스북 '집사의 면역학' 페이지에서는 T세포를 9급 공무원에 비유했는데요. 어쩌면 7급 공문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국정원 요원 이야기인 영화 '7급 공무원'을 참 재밌게 봤었는데... 아마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 T세포가 하는 일이 외부에서 들어온 적과 싸우는 역할을 하니까요. 바로 이 T세포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면역 특권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내 몸의 면역 세포가 내 몸의 다른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서 공격하게 되는거죠.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크론병(Crohn's disease), 제1형 당뇨(Type 1 diabetes), 루프스(Lupus) 등등... 생각보다 많습니다. 각 질병들은 우리몸의 특정한 세포가 공격당하면서 그 부위에 문제가 생기게 되죠. 신경계 세포가 공격당하는 자가면역 질환도 있습니다.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등등이죠. 



요즘은 개인적인 공부를 겸해서 "How and why do T cells and their derived cytokines affect the injured and healthy brain?" (대충 번역하면: T세포와 거기서 나온 사이토카인들이 건강한 뇌와 손상된 뇌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라는 논문을 읽던 도중에... 바빠져서 잠시 중단했네요ㅋ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패스하고.... 논문의 내용 몇 가지만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 논문에서 얘기하는건 뇌가 손상되었을 때 면역세포(특히 T세포)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특히 뇌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다양한 종류의 T세포들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어떤 종류의 세포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뇌세포가 더 잘 생존하거나 더 손상되거나 하는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요약은 아래 그림...



Effector T cells (Teff cells) have diverse effects on outcome following CNS injury; they are capable of promoting either neuroprotection or neurodegeneration. In turn, Teff cell activity is inhibited by regulatory T cells (Treg cells), and thus Treg cells can have either beneficial or detrimental effects on outcome. Several mechanisms of T cell-derived harm (parts a–c) and benefit (parts d–f) have been proposed.



순수한 상태의 중추신경계 유조직은 림프구(lymphocytes)를 포함하지 않는데요. T세포는 뇌수막(meninges)에 존재하면서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혈액속의 림프구들은 연수막(leptomeninges)을 통해서 뇌수막과 CSF(cerebrospinal fluid, 뇌척수액)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중추신경계가 감염되거나 손상되면 신경계 밖의 주변에서 T세포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뇌수막에서 뇌세포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죠.



A large proportion of meningeal T cells can produce interferon-γ (IFNγ; which is encoded by Ifng); from the meninges, IFNγ presumably reaches the cerebrospinal fluid (CSF) (dashed arrows).



논문의 그림3 (위 그림)에서 한가지 예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마우스 실험에서 T세포에서 분비하는 Interferon gamma (IFNγ)가 사회성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입니다. 뇌수막의 T세포가 분비하는 IFNγ가 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신경 흥분을 억제함으로써 사회적인 행동을 보여주지만, T세포가 결핍된 마우스에서는 신경흥분이 억제되지 못하고 사회성이 결핍된 경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뇌는 참 신비롭고, 면역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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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Filiano et al. Nature Review Neuroscience (2017) 18:374-384.

- https://en.wikipedia.org/wiki/Immune_privilege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