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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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교수 얘기에 곁들여서 오랜만에 이름이 나오기 시작한 황우석 박사가 JTBC 덕분에 갑자기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는군요. 매머드(mammoth) 복제를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몇년 전에 들었는데, 복제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아니고 제주대 연구팀과 법정다툼을 한다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나온 내용이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었는데요...


뉴스에서 나온 바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배아 샘플 분석 결과 생쥐로 확인되었다는 부분입니다.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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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식별은 분자생물학적 계통분석(molecular phylogeny)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종 식별을 위한 유전자 검사에는 전체 지놈을 분석하는건 무리이고, rRNA라고 하는 ribosomal RNA 서열이 주로 이용됩니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솜(ribosome)을 구성하는 주요 재료 중 하나이죠. 그래서 모든 생물들이 갖고 있고,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같은 종 사이에서는 돌연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 사이에서는 어느정도 변이가 발견되죠. 이러한 변이 차이를 비교해서 어떤 종에 가까운지 식별하게 됩니다. DNA 바코딩이라는 분야도 여기에 연결되고요.


이 rRNA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진핵세포 생물은 핵의 rRNA와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rRNA를 따로 갖고 있습니다. 진핵세포의 리보솜은 두 개의 단위로 구성되는데, 큰 단위에는 세 종류의 rRNA(5S, 5.8S, 28S)가, 작은 단위에는 한 종류의 rRNA(18S)가 존재합니다. 미토콘드리아의 리보솜은 원핵세포의 리보솜과 동일한데요. 큰 단위에는 두 종류의 rRNA(5S, 23S), 작은 단위에는 한 종류(16S)가 존재합니다.


종 식별에는 핵의 18S rRNA 또는 미토콘드리아DNA(mtDNA)의 16S가 이용됩니다. 박테리아의 종을 식별할때도 16S rRNA 서열을 이용하고요. 실험방법은... 세포로부터 DNA를 추출한 후, 이들 염기서열에 해당하는 부위를 PCR방법으로 증폭하고, 염기서열분석을 통해서 서열 정보를 얻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서열들과 비교하여 어떤 종에 가장 가까운지 확인하게 되죠.



그런데 왜... 매머드를 복제했다고 하는 세포를 생쥐의 세포라고 할까요?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검찰에서 종 식별에 이용한 부위가 어떤 부위인지 모르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rRNA 서열을 이용한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가능성 1) 모두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황우석은 여전히 사기꾼...


그러나 만약 실제 실험해서 성공을 했었다면?

가능성 2) 복제에 이용한 배아세포로 생쥐의 배아세포를 이용했을 가능성: 황우석 박사의 복제 기술은 체세포 핵 치환 기술인데요. 이는 모체가 될 배아 세포에서 핵만 제거한 후 복제할 세포의 핵을 넣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만약 종 식별에 mtDNA 서열을 이용했다면 모체로 이용된 배아세포의 유전자가 검출될 수 있죠. 왜냐하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질에 있기 때문에, 핵을 치환한다고 해도 바뀌지 않거든요. 즉, 이론적으로 매머드의 사촌인 코끼리 배아를 이용했기 때문에, mtDNA 서열은 코끼리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핵 DNA 서열은 매머드의 서열과 일치해야 하고요. 하지만 생쥐라고 하네요... 해외 전문가 팀에서 매머드임을 확인했다고 하는 주장도 하고있긴 하지만...

가능성 3) 검찰에서 조사할때 비교한 서열의 문제: 매머드의 지놈 서열은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2008년에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에서 관련 논문을 처음 발표했고(Nature 456, 387-390), 2015년에도 매머드의 완전한 지놈 서열을 발표했습니다(Curr Biol. 25, 1395-400). 어쨋든... 하고싶은 얘기는 서열을 비교할 때 outgourp을 포함한 여러 유사 종들이 제대로 포함되어 비교가 제대로 되었는가의 문제 입니다. 비교 대상 중에서 생쥐보다 더 가까운 다른 종들이 없다면 생쥐가 가장 가까운 것 처럼 나오게 되는거죠... 물론 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가능성 4) 매머드가 생쥐의 조상!!: 완전히 새로운 발견입니다. 즉, 매머드가 생쥐의 조상이기 때문에, 복제에 성공했음에도 서로의 유전자 서열이 비슷해서 생쥐인 것처럼 확인이 된 것이죠.


진실은 무엇일까요? 곧 밝혀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참고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유전자 감식(친자검사, 개인식별)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변이가 이용되고 있고요. 나중에 관련 이슈가 나오거나 기회가 되면 소개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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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http://news.jtbc.joins.com/html/619/NB11507619.html

http://news.jtbc.joins.com/html/617/NB11507617.html

http://news.topstarnews.net/detail.php?number=295129


<참고자료 및 이미지 출처>

http://www.nature.com/nrmicro/journal/v12/n9/full/nrmicro3330.html

https://en.wikipedia.org/wiki/Ribosomal_RNA

http://www.microbe.net/simple-guides/fact-sheet-rrna-in-evolutionary-studies-and-environmental-sampling/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