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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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e system)과 말초신경계(PNS, peripheral nerve system)이 있죠. 중추신경계는 뇌(brain)과 척수(spinal cord)가 포함되고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의 CNS는 매우 소중합니다(Cell, Nature, Science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에겐 이게 더 소중할수도 있지만...). 그래서 2중 3중 보호장치로 매우 특별하게 관리되고 있죠.


이들은 면역과 관련해서도 특별합니다. Immune privilege라고 하죠. 우리말로 면역 특권이라고 하던데요. 뇌 뿐 아니라 눈, 고환, 태반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해요. 이들 부위에서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이들 부위는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해도 거부반응이 없거나 약합니다. 그렇지만 부위들이 아무래도... 이식하기 쉽지 않겠죠?ㅎㅎ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보호 체계로부터조차 특별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뇌의 경우, BBB(blood-brain barrier)라는 장벽이 있어서 아무나 뇌로 들어갈 수 없게 차단하고 있습니다. 혈액속의 면역세포들도 함부로 못다니죠. 그래서 면역 세포들은 뇌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에 늘 예외가 있다고 말했다시피 여기에도 예외는 있었습니다.


T세포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페이스북 '집사의 면역학' 페이지에서는 T세포를 9급 공무원에 비유했는데요. 어쩌면 7급 공문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국정원 요원 이야기인 영화 '7급 공무원'을 참 재밌게 봤었는데... 아마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 T세포가 하는 일이 외부에서 들어온 적과 싸우는 역할을 하니까요. 바로 이 T세포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면역 특권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내 몸의 면역 세포가 내 몸의 다른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서 공격하게 되는거죠.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크론병(Crohn's disease), 제1형 당뇨(Type 1 diabetes), 루프스(Lupus) 등등... 생각보다 많습니다. 각 질병들은 우리몸의 특정한 세포가 공격당하면서 그 부위에 문제가 생기게 되죠. 신경계 세포가 공격당하는 자가면역 질환도 있습니다.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등등이죠. 



요즘은 개인적인 공부를 겸해서 "How and why do T cells and their derived cytokines affect the injured and healthy brain?" (대충 번역하면: T세포와 거기서 나온 사이토카인들이 건강한 뇌와 손상된 뇌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라는 논문을 읽던 도중에... 바빠져서 잠시 중단했네요ㅋ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패스하고.... 논문의 내용 몇 가지만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 논문에서 얘기하는건 뇌가 손상되었을 때 면역세포(특히 T세포)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특히 뇌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다양한 종류의 T세포들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어떤 종류의 세포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뇌세포가 더 잘 생존하거나 더 손상되거나 하는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요약은 아래 그림...



Effector T cells (Teff cells) have diverse effects on outcome following CNS injury; they are capable of promoting either neuroprotection or neurodegeneration. In turn, Teff cell activity is inhibited by regulatory T cells (Treg cells), and thus Treg cells can have either beneficial or detrimental effects on outcome. Several mechanisms of T cell-derived harm (parts a–c) and benefit (parts d–f) have been proposed.



순수한 상태의 중추신경계 유조직은 림프구(lymphocytes)를 포함하지 않는데요. T세포는 뇌수막(meninges)에 존재하면서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혈액속의 림프구들은 연수막(leptomeninges)을 통해서 뇌수막과 CSF(cerebrospinal fluid, 뇌척수액)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중추신경계가 감염되거나 손상되면 신경계 밖의 주변에서 T세포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뇌수막에서 뇌세포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죠.



A large proportion of meningeal T cells can produce interferon-γ (IFNγ; which is encoded by Ifng); from the meninges, IFNγ presumably reaches the cerebrospinal fluid (CSF) (dashed arrows).



논문의 그림3 (위 그림)에서 한가지 예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마우스 실험에서 T세포에서 분비하는 Interferon gamma (IFNγ)가 사회성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입니다. 뇌수막의 T세포가 분비하는 IFNγ가 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신경 흥분을 억제함으로써 사회적인 행동을 보여주지만, T세포가 결핍된 마우스에서는 신경흥분이 억제되지 못하고 사회성이 결핍된 경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뇌는 참 신비롭고, 면역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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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Filiano et al. Nature Review Neuroscience (2017) 18:374-384.

- https://en.wikipedia.org/wiki/Immune_privilege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