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세포에는 새로운 단백질의 염기서열을 부호화하기 위한 RNA를 편집하는 능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모든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 (central dogma)에 대해서 배운다: 즉, DNA에서 부호화된 염기서열은
이에 대응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의 염기서열을 결정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인간세포는 그 배후에 존재하는 DNA 염기서열에
대응하지 않는 수많은 단백질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렇게 정돈된 이론보다 복잡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논문에서 필라델피아의 펜실베니아 대학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비비안 청 (Vivian
Cheung)의 연구팀은 한 세포의 RNA 메시지의 염기에서 10,000 곳 이상이 RNA가 정보를 읽도록 하는 DNA 염기서열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일치하지 않는 RNA 중에서 일부는 단백질로 유전정보가 번역된다. 이 단백질은 그
배후의 DNA 염기서열을 반영하기 보다 ‘잘못된’ RNA 염기서열을 반영한다.
이미 일부 세포는 새로운 염기서열을 부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뒤에도 RNA를 편집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논문에서는 이러한 편집은 인간세포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러한 변화 중에서 일부를 만들어내는데 연관되는 알려지지 않은 편집 메커니즘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만일 이러한 발견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확인된다면 (일부 과학자들은 이미 동일한 현상을 자신들의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생물학자들의 세포에 대한 이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연구자들이 질병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연구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미국 앨러배마 주의 헌츠빌에 위치한 허드슨알파 생명공학 연구소 (HudsonAlpha Institute for
Biotechnology)의 연구담당 디렉터인 크리스 군터 (Chris Gunter)는 “중심원리에 의하면 DNA에서 RNA로의
전사현상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대단위로 이 중심원리에 도전하는 함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RNA 편집은
인간의 유전적 다양성에 근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질병에 대해 다른 취약성을 갖는
현상에 영향을 준다.
비비안 청은 얼마나 RNA 편집이 각기 다른 사람에게서 다르게 일어나는가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변화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인간의 항바이러스 활동에 영향을 주는 APOBEC 효소와 같은 인간 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편집하는 소수의 RNA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과학자들은 유전적 다양성과 일상적인 질병의 위험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발견하는데 실패하여 유전적 요인과 질병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좌절되어 왔으며 결국 어디엔가 이
‘숨겨진 유전가능성 (missing heritability)’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적어도 이러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한 분야를 제공하고 있다. 군터는 “이러한 RNA 편집현상은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유전가능성’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전에는 설명되지 않았던 유전적 다양성의 근원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메커니즘이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지 모르기 때문에 ‘네이처’지가 접촉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생물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술적인 오류가 이러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높은 처리량을 갖고 있는 염기서열분석 장비는 DNA와 RNA 염기서열 실험에서
체계적인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연구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 하더라도 이 불일치 현상이 인간 생물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보고 있다. 뉴욕의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의 토마스 깅거라스 (Thomas Gingeras)는 “일부 의도하지 않은 기술적 오류나 컴퓨터 오류 또는
이것이 생물학적 현상을 제대로 본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세부적인 데이터를 봐야 알 수 있다. 악마는 항상 구체적인
것에 존재한다. 만일 생물학적 현상을 제대로 설명한 것이라면 우리의 방대한 자료에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조사해 볼
것이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제네바 대학 (University of Geneva)의 마놀리스 더미차키스 (Manolis
Dermitzakis)와 같은 다른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데이터에서 이러한 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의 연구팀은
더미차키스가 일원으로 있던 1000 유전체 프로젝트 (1000 Genomes project)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의 일부를
분석했다. 하지만 더미차키스는 질병 취약성에 있어서 이러한 현상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의 연구팀은 지난 11월 워싱턴 DC의 미국 인간유전학 협회 (American Society for Human
Genetics)의 연례학회에서 발표된 예비결과에 대해 제기된 우려의 일부를 포함한 우려들을 해결하려고 했다. 그 이후 이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한 오류들을 조사했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국제유전체분석 프로젝트
(International HapMap Project)와 1000 유전체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술에 의해 생산된
데이터에서 DNA-RNA의 불일치 현상을 처음 관찰했다. 현재 이들은 전통적인 생거 염기서열 분석방법 (Sanger
sequencing)을 이용하여 추정상의 DNA와 RNA의 변화의 일부를 확인했으며 동일한 변화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으며 다른 세포형태에서 그리고 단백질에서 반영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청은 처음에는 “정말로 이 결과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후 몇 차례에 걸친 부가적인 실험을 통해서
“기술적인 오류로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으며 그래서 우리는 이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식물이나 인간에 기생하는 단세포 기생충의 일부에서 알려지고 있는 RNA 편집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번 새로운 발견에 대해
흥미로워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위스터 연구소 (Wistar Institute)의 카주코 니시쿠라 (Kazuko
Nishikura)는 처음에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염기변화의 일부는 이전에 밝혀진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청의 데이터를 본 후 그녀는 연구결과를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니시쿠라는 “이번 연구결과는
각기 다른 다양한 RNA 편집현상이 현재 메커니즘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