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호수에서 미생물에 대한 유전체 조사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인 바이로파지 (virophage)를 발견했다. 이번 발견을 통해서 새로운 생명체가 좀더 일반적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좀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연구팀은 남극의 동부지역에 존재하는 극도로 염분이 높은 오가닉 호수
(Organic Lake)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이 바이로파지를 발견했다. 이 호수의 표면에서 살고 있는 미생군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면서 이들은 오가닉호 바이로파지 (Organic Lake Virophage, OLV)라 불리는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OLV
유전체는 조류 (algae)를 공격하는 거대한 바이러스 그룹인 피코드나바이러스 (phycodnaviruses)의 염기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두 가지 바이러스 사이의 유전자 교환과 공동진화의 증거를 통해서 OLV는
피코드나바이러스를 잡아먹는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비록 OLV는 이 호수에서 지배적인 바이로파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피코드나바이러스를 죽임으로써 OLV는 조류가 번창하게 한다. 호주의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의 미생물학자인 리카르도 카비치올리 (Ricardo
Cavicchioli)와 그의 동료들은 오가닉 호수에 대한 수학적 모델을 통해 바이로파지로 인한 숙주의 피해는 조류의 사망을 낮게
하고 이 호수의 해빙기 동안 조류가 번성하도록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카비치올리는 “우리의 연구결과는 이 호수의 미생물
생명체의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생물학적 기능의 복잡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얼마나 적은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미국 국립과학원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지에
발표되었다 (Yau, S. et al. 2011).
이번 달에 발표된 다른 바이로파지에 대한 연구논문도 비슷한
생태학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해양에 서식하는 마바이러스 (Mavirus)는 거대한 카페테리아 로엔버젠시스 (Cafeteria
roenbergensis) 바이러스를 공격하고 이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 중에 하나인
카페테리아 로엔버젠시스를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scher, M. G. et al. 2011). 이 마바이러스의
발견을 이끈 캐나다 뱅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해양 미생물학자인 커티스 서틀 (Curtis Suttle)은 “마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성 플랑크톤을 구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준다”고 말했다. 서틀은 “우리는 1990년대 초부터
카페테리아 시스템에 대한 배양을 해왔지만 마바이러스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이로파지는 카페테리아 유전체의
염기서열이 분석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마바이러스 유전체는 진핵트랜스포존 (eukaryotic
transposons)와 유사하다. 이 진핵 트랜스포존은 식물이나 동물과 같은 다세포 생물의 유전체에 자신을 삽입한다. 이들 점핑
유전자는 바이로파지의 후손일 수 있다고 서틀은 말했다. 그는 “진화과정에서 숙주는 거대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정 정도 바이로파지를 받아들이고 기르는 진화압력을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지난 2008년에 스푸트니크 (Sputnik)라
불리던 최초의 바이로파지가 프랑스 파리의 냉각탑에서 발견되었다 (La Scola, B. et al. 2008). 당시 스푸트니크
발견을 보고한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국립과학연구센터 (National Centre of Scientific
Research)의 미생물학자인 크리스텔 드누스 (Christelle Desnues)는 “우리는 우리의 발견이 단지 인공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연구자가 바이로파지를 발견하기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바이로파지의
발견이 증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세 가지 바이로파지의 숙주는 핵세포질 거대 DNA 바이러스
(nucleocytoplasmic large DNA viruses, NCLDV)라 알려진 거대 바이러스 그룹에 속한다. 드누스는
“NCLDV 바이러스는 거대하고 복잡한 유전체를 가지고 있어 좀더 작은 바이로파지와 결합이 가능하다. 작은 바이러스는 이러한
결합이 불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OLV는 카비치올리의 대학원 연구원인 셰리 요 (Sheree Yau)가 오가닉 호수의 미생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으며 이것은 스푸트니크 바이로파지와 비슷한 단백질 껍질을 갖고 있었다. 마바이러스도 유사한
염기서열을 갖고 있어서 이러한 특성은 다른 바이로파지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LV 또는
바이로파지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다. 이 단백질 껍질의 유전자는 남극의 에이스호 (Ace Lake)나 갈라파고스의 염분석
석호, 갈라파고스 근처의 해양 용승지역 (oceanic swelling zone)과 뉴저지의 어귀 그리고 파나마의 민물호수와 같은
다른 해양환경의 숙주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렇게 일치되는 유전자로 인해 OLV는 자연적인 환경에서 발견된 최초의 바이로파지로
평가되고 있다고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의 분자생물학자인 페데리코 라우로 (Federico Lauro)는
말했다. 오가닉 호수는 해수면이 높았던 6,000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이곳은 일종의 자연적인 실험실이 되고 있다고 라우로는
말했다. 그는 “해양에서 형성된 호수는 격리된 상황에도 동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실험실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오가닉 호수에서 발견된 바이로파지 (하단 왼쪽)와 숙주가 되는 거대 바이러스 (상단)
출처: ‘네이처’ 2011년 3월 28일
원문참조:
Yau, S.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advance online publication doi: 10.1073/pnas.1018221108 (2011).
Fischer, M. G. et al. Science advance online publication doi: 10.1126/science.1199412 (2011).
La Scola, B. et al. Nature 455, 100-104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