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0. 16:01

‘쓰레기 DNA’가 질병 치료의 열쇠?


심장병부터 암, 정신질환에 정크 DNA 관여


1990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 과학자들은 유전자를 발견하여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단백질들을 밝혀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즉, 그들은 모든 유전자는 DNA를 이루는 개별적 구성요소이며, DNA의 염기서열은 곧 특정 단백질의 코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정크 DNA가 다양한 질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ScienceTimes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인간의 게놈을 해독하는 데 성공한 과학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유전자가 게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3%에 지나지 않으며, 유전자 사이에는 수십억 개의 다른 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처럼 유전자 사이에 존재하며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지시하고 있지 않는 97%의 염기들을 일컬어 과학자들은 ‘정크 DNA’라고 불렀다.

그럼 과연 정크 DNA는 그 명칭이 뜻하는 것처럼 쓰레기 같은 물질일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다면 왜 유전자의 97%를 차지할 만큼 엄청나게 많은 양이 존재하는 걸까. 

이와 관련해 정크 DNA가 다양한 질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정크 DNA의 기능을 분리·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경우 다양한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으므로 최근에 정크 DNA가 새삼스레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지시하지 않는 비코딩 DNA의 대부분은 정크 DNA로 치부되어 왔다. 하지만 1998년 과학자들은 일부 비코딩 DNA가 작은 비코딩 RNA를 만들어내며, 이 작은 RNA들이 유전자를 침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곧 비코딩 DNA가 유전자의 활성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RNA란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을 가리킨다.

그 후 정크 DNA 중 상당 부분은 인간의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후원하고 미국·영국·일본·스페인·싱가포르의 32개 연구소 442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ENCODE’라는 명칭의 국제 연구프로젝트팀에 의해 밝혀졌다.
 
즉, 대부분의 정크 DNA는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침묵하는 것을 도와주는 스위치 역할을 하며, 어떤 세포가 신장 세포가 되고 어떤 세포가 뇌세포가 되는 것은 바로 이 스위치 때문이라는 것.


- 출처: 사이언스타임즈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