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iAn] 초읽기에 들어간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둘러싼 새로운 논란

아기를 미토콘드리아 질환(mitochondrial diseases)이라는 「모계 유전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인공수정(IVF) 방법에 대한 새로운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 방법론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인공수정 방법은 「미토콘드리아 대체(mitochondrial replacement)」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에 걸린 엄마의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여성의 미토콘드리아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9월 19일자 Science에 게재된 정책토론에서, 세 명의 진화생물학자들은 "지금까지 벌어진 윤리적·과학적 논쟁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잠재적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 우리는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지지하지만, 보다 많은 동물실험을 거친 다음 임상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지지자들(특히 인공수정를 관리감독하는 영국의 보건당국)은 이에 대해 "저자들이 제기한 문제점은 이미 검토가 끝난 사항이며,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가져다 줄 임상적 이점에 비하면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며 맞서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별도의 DNA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을 미토콘드리아 DNA(mtDNA)라고 하며, 모계를 통해 유전된다. (정자도 미토콘드리아를 보유하고 있지만, 난자와 수정된 직후에 파괴된다.) mtDNA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미토콘드리아 질환(mitochondrial diseases)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 질병들은 눈, 심장, 뇌 등의 기관에 일련의 증상들을 초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환자들은 경미한 증상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일부 환자들은 치명적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mtDNA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들에게 건강한 아기를 낳게 해 주기 위한 방법으로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제안되었다. 

미토콘드리아의 결함을 보유한 여성들에게 「건강한 생물학적 친자(親子)」를 낳게 해 주기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대체」 방법을 개발해 왔다. 다양한 절차 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법론들의 공통점은 `환자의 난자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기증자의 난자에서 채취한 미토콘드리아로 교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배아의 유전가능한 DNA(inheritable DNA)를 변경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 영국의 현행 체외수정 관련법은 "변경된 정자나 난자의 DNA를 여성의 몸 안에 착상시키는 것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윤리적 문제점은 단연 "부모가 셋(아빠, 엄마, mtDNA를 제공한 엄마)인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더욱이 아기가 여아(女兒)일 경우, 미토콘드리아 제공자의 유전자는 그 다음 세대까지 유전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영국의 경우, 이미 많은 윤리 및 과학위원회들이 「미토콘드리아 대체」에 대해 조심스러운 지지(cautious endorsement) 입장을 표명해 왔고, 영국 정부는 조만간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법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 하에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수개월 내에 체외수정 관련법 개정안이 발표되고, 영국 의회는 2014년 내에 최종법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실시된 많은 동물실험 결과,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건강한 자손을 낳게 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2012년 발표된 연구에서,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외관상 정상적인 인간배아를 생성하고, 수정 후 5일 만에 배반포 단계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클라우스 라인하르트 박사(진화생태학)는 이번 토론에서, "배터리 교체의 비유는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물실험 결과, "mtDNA와 핵 DNA(nDNA: nuclear DNA) 간의 상호작용은 광범위하며, 둘 중의 하나에 미세한 변화라도 생기는 경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우스와 초파리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문제점은 수컷 자손들에게 다양하게 나타나며, 종종 수태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마카크 원숭이의 경우, 수컷 아기 원숭이들을 3년 동안 추적한 결과 4살이 될 때까지 성인기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는 말했다. 

이에 대해 IVF를 관리감독하는 영국의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 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은 9월 1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토론자들이 제기한 문제점은 소관 전문가 위원회에서 이미 검토한 사항이다. 우리는 nDNA와 mtDNA 간의 상호작용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우려할 만한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전문가 위원회와 상의하여, 문제의 마카크 원숭이가 장기적인 추적조사를 받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FEA의 전문가 위원회에 부위원장으로 참여했던 영국 의학위원회의 로빈 러벨-뱃지 박사(발생유전학)는 Science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mtDNA와 nDNA 간의 상호작용이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경미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불임부부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불임부부들은 그 사실을 알더라도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라인하르트 박사도 HFEA 측의 지적에 동의하며, "우리는 HFEA가 사안에 따라 건별로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승인하고, 충분한 안전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경미한 미토콘드리아 질병을 가진 여성은 2년 정도 더 기다렸다가, 마카크 원숭이가 완전히 성숙하는 것을 확인하고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시술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원문정보: "Policy Forum - Mitochondrial Replacement, Evolution, and the Clinic", Science 20 September 2013: Vol. 341 no. 6152 pp. 1345-1346 

【첨부그림 설명】 Health outcomes of intraspecies experimental MR in animals(출처: Science 원문). 
Studies either invasively removed the nucleus by placing it into the enucleated donor oocyte (blue shading) or replaced mitochondria by repeatedly crossing foreign mitochondrial genotypes into nuclear backgrounds (green shading) (see table S1 for details). All species share the same 37 mitochondrial encoded genes. Studies of health effects of MR on vertebrates that have reached reproductive ages are lacking.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3/09/new-controversy-over-experimental-ivf-method

"한마디"

미토콘드리아의 돌연변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것으로 알려진 질병이 꽤 많은데요. LHON, MELAS 등 눈 또는 근육에 관련된 질병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이 기술이 제대로 잘 성공한다면 이러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미토콘드리아를 대체할 때 정확하게 미토콘드리아만 분리되는지 다른 물질이 같이 딸려오면서 어떤 영향일 끼칠지도 생각해볼 문제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토콘드리아DNA와 핵 DNA의 상호작용이 해로운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지요.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