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8. 19:20

과학자들은 휴먼게놈 프로젝트에서 인류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호르몬, 효소 등 각종 생명현상을 주관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단백질이고, 이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가 유전자인 만큼 인간DNA 염기서열만 밝히면 인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막상 2001년 2월 12일 인간게놈지도 초안이 공식 발표되자 생명과학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인간의 유전자수가 2만 4,000~4만 개에 불과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꼬마선충(1만9,000개)이나 과실파리(1만 3,600개)보다 약간 많고, 쌀(3만 2,000~5만 6,000개)보다는 오히려 적은 숫자였다.

더 놀라운 것은 단백질을 만드는 DNA는 전체 게놈의 3%도 안 되고, 나머지 97~98%가 아무 기능이 없는 ‘쓰레기 DNA(junk DNA)’라는 사실이었다. 고등동물일수록 유전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오랜 생물학적 믿음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과학자들은 생명현상에선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 못지않게 유전자가 ‘기능한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기능한다는 의미는 단백질을 만든다는 뜻이고, 이를 ‘발현’이라고 부른다.


- 출처 : KISTI 과학향기, FOCUS 과학 (http://scent.ndsl.kr/sctColDetail.do?seq=4468)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