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5. 11:28

(페이스북 페이지도 놀러오세요. https://www.facebook.com/biology001)

요즘 대세중 한 분야가 뇌과학이죠. 언제인가 한국에서도 뇌지도를 만든다고 많은 얘기들이 오가는것 같았는데요. 며칠전에 뇌지도와 관련된 기사가 나와서 들여다봤습니다. Salk Institute와 UCSD의 공동 연구로 뇌지도를 발표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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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논문을 보니... single-cell epigenetic assay를 이용해서 대뇌 피질의 세포들의 아류(subtype)들을 발견했다는 내용이군요. (single-cell은 요즘 시퀀싱계의 제일 핫 한 기술 중 하나죠.)

다시 한번 설명해볼까요.

메틸화(methylation)은 후성유전학적 변형 중의 하나입니다. DNA의 시토신 염기에 메틸기가 결합하면서 전사 과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죠. 이 의미는 메틸화된 부위는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는다. 즉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메틸레이션을 분석했다는 얘기는 어떤 유전자들이 억제되어 있는지를 보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요즘 대세(?)까지는 아니지만 요즘 뜨고 있는 기술중 하나가 싱글셀(single-cell) 분석입니다. 최근 10xGenomics를 비롯한 몇몇 회사들이 칩위에서 수천~수만개의 셀들을 한개씩 분리, 실험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개발해 보급하기 시작했죠. 기존 분석 방법은 동일한 조직 또는 세포 덩어리를 분석했는데요. 사실 한 종류의 조직 안에서도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들이 분포할 수 있고, 같은 종류의 세포끼리도 서로 완전히 동일하진 않을수도 있죠. 요즘은 이 싱글셀 분석을 통해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거나 찾기 힘든 셀 타입을 발견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조직' -> '같은 종류의 세포단위'에서 이젠 개별 세포단위로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는거죠.

그래서... 이 single-cell 방법을 이용해서 다양한 뇌세포의 methylation들을 분석했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서로 다른 종류의 뇌세포들을 발견했다는게 이 기사의 주요 내용입니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마우스에서 16종류, 인간에서는 21종류의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발견되고요. 메틸레이션 패턴을 분석해서 특정한 흥분석&억제성 신경 세포도 확인했다고 해요.



우리가 생각하던 뇌지도와는 조금 다른것 같죠? 기능적인 부분이 아닌 유전적인 뇌지도라고 하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연구소에서 소개 동영상도 만들었군요. 영어지만 (영어)자막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들여다보시길...
https://youtu.be/FOPGLsTSp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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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Luo C, et al. Science. 2017 "Single-cell methylomes identify neuronal subtypes and regulatory elements in mammalian cortex"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798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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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링크>
- 뉴스1: http://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318916.php
- 뉴스2: https://www.newswise.com/articles/scientists-find-new-way-to-map-differences-in-the-brain
-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brainome.ucsd.edu/annoj/brain_single_nuclei/


Posted by 토리군
2017. 8. 13. 13:25

오늘은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영어로 the central dogma, 우리말로는 중심 가설이라고도 하고 중심 원리라고도 하는데요. 센트럴 도그마... 뭔가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멋진 단어 같습니다. 생명체의 유전 정보의 흐름을 설명하는 원리로써, 좀 거창하게 표현하면 생물의 기본 원리라고도 할 수 있죠. 많은 분들이 알고있을것 같은데요. 다 아는걸 뭐하러 얘기하나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혹시 생물을 잘 공부하지 못했지만 관심있는 분들이 있으려니 착각하고 얘기하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유전정보라 하면 데옥시리보핵산(DNA)라는 분자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 정보는 우리 세포의 핵 안에 머물면서 세포가 필요한 하는 단백질을 언제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를 포함하고 있죠. 이제 우리의 세포는 이 정보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조립해야 합니다. 하지만 DNA는 정보를 옮겨줄 순 없어요. 그래서 RNA라는 형태를 이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왕좌의 게임 시즌7 에피소드1~3편의 한글자막을 만들었다고 해봅시다. 그 자막의 원본 파일들 내 하드디스크에 있겠죠. 그리고 이중 3편의 자막을 친구에게 보내주게 된다면, 원본은 하드디스크에 그대로 남아있고 사본은 wifi를 거쳐 친구에게 전송하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는 한글로 왕좌의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거죠. 더 적합한 비유는 나중에 찾아보는걸로 하고...


이처럼 DNA는 세포의 핵 안에 계속 남아있지만 그 정보는 RNA라는 형태로 세포 밖으로 전달되게 됩니다.


리보핵산(RNA)는 DNA처럼 핵산이지만 DNA와는 조금 다른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왕년에 일반생물학 강의할 때 정리한걸 생각해보면... 

RNA는 1) 단일가닥, 2) 리보오스당(DNA의 데옥시리보스는 산소가 한개 없음. deoxy... oxy는 산소, 옥시크린의 산소표백), 3) 4종류 염기중에서 한개가 다름(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우라실 / DNA에서는 우라실 대신 티민) 등이 있죠.


그리고 또... 왜 저장할땐 DNA를 이용하는데 정보를 전달할 땐 RNA를 이용할까요? 한 가지 이유로 DNA는 RNA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정보를 저장하는데 더 용이합니다. 아마도 진화적인 이유가 있겠죠.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에 RNA가 먼저 나왔지만 정보 저장에는 안정된 DNA를 이용하고 되었다고 하고요.


어쨋든 DNA에서 전달된 RNA 정보를 이용해서 아미노산을 조합, 단백질을 조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후처리 과정을 거쳐서 우리 몸에서 형태를 만들거나(구조단백질), 기능을 하는(효소) 등의 여러가지 역할을 하게 되죠.


이렇게 DNA의 정보가 RNA의 형태로 전달되어 단백질을 조립하는 과정을 유전자 발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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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림 설명을 한번 해보죠. 


DNA는 스스로 복제할 수 있고, RNA로 복사(전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RNA정보로부터 번역이라는 과정을 거쳐 단백질을 조립하게 되죠. 


RNA는 특정한 조건에서 역전사라는 과정을 거치면 DNA로 다시 합성될 수 있고요. 이 과정은 보통 바이러스가 자신의 유전정보를 전달할 목적으로 역전사 효소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실험목적으로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별한 조건에서는 RNA가 스스로 복제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한 번 단백질이 되면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단백질 정보로부터 반대로 RNA나 DNA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단백질 서열을 알고 있다고 치더라도, 하나의 아미노산이 여러 코돈(세 개의 핵산 염기가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을 가리킬 수 있기 때문에 원래의 RNA 서열을 찾을 방법이 없겠죠.


그래서 연구자들은 그동안 DNA의 연구에 촛점을 맞추었었고, 요즘은 RNA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중심원리의 각 단계에 따라 요즘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한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