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6. 18:22

환자들은 언젠가 - 약을 복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대신 - 유전자 수술(genetic surgery)이라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수술이란 혁신적인 유전자 편집기술(gene-editing technology)을 이용하여, 유해한 돌연변이를 잘라내고 건강한 DNA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공학, 신경과학, 심지어 식물학자들에 의해 `고도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연구방법`으로 간주되면서,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편집기술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세(勢)를 불려 왔다. 이제 마침내 과학자들은 유전자 편집기술을 앞세운 바이오텍 업체를 탄생시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에디타스 메디슨(Editas Medicine: 이하 `에디타스`라 함)은 11월 25일 벤처 캐피탈로부터 4,3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아 창업을 선언했다. CRISPR 분야를 선도하는 다섯 명의 과학자들이 설립한 에디타스의 목표는 `질병관련 유전자를 직접 변형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therapies that directly modify disease-related genes)`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것(유전자 편집을 통한 질병치료)은 다양한 유전질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고 폴라리스 파트너스의 사장 대행을 맡고 있는 켈빈 비터맨은 말했다. (폴라리스 파트너스는 에디타스에 자금을 투자한 벤처캐피탈 중의 하나다.) 

(1) CRISP를 이용한 질병 치료의 원리 

CRISP는 세균의 면역계가 외부의 DNA를 탐지하여 잘라버리는 전략을 응용한 것이다. DNA 절단 효소인 Cas9는 RNA 안내 시퀀스(RNA guide sequence)의 도움을 받아 표적을 찾아내는데, 과학자들은 이 시퀀스를 조작하여 특정한 유전자를 찾아내도록 만들었다. 

에디타스는 구체적인 사업목표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창업자 중 한 명인 펭 장 박사(MIT 산하 맥거번 뇌연구소 출신의 신경과학자)는 "CRISP는 우선 단일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쌍(두 개)의 유전자 중 하나가 잘못된 경우에는, 해당 유전자를 무력화시켜 다른 유전자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된다. 그러나 한 쌍의 유전자가 모두 잘못된 경우에는 해당 유전자를 잘라내고 건강한 유전자를 삽입해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장 박사는 말했다. 

(2) 에디타스의 CRISP냐, 상가모의 ZFN이냐? 

전통적인 유전자요법은 DNA 전달을 위해 바이러스를 사용했는데, 이는 결함 있는 시퀀스를 바꾸지 않고 건강한 유전자를 도입함으로, 비교적 부정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에디타스의 표적지향 유전자편집(targeted gene editing)은 전통적 유전자요법의 정확성을 능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표적지향 유전자편집 시장에서는 상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s: 캘리포니아주 리치몬드 소재, 이하 `상가모`라 함)가 독점적으로 지배해 왔다. 그런데 상가모의 유전자 편집 시스템은 에디타스와 달리, 징크핑거 뉴클레아제(ZFN: zinc-finger nucleases)를 이용하여 특정 유전자를 잘라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CRISPR이 ZFN보다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문제는 선발업체인 상가모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가모는 이미 "ZFN을 이용하여 HIV의 표면 단백질(HIV가 면역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교란하는 데 성공했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CRISPR은 학계를 단번에 휘어잡은 혁신적 신기술이지만,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단점들을 갖고 있다. 예컨대, 일부 연구자들은 `Cas9가 표적을 빗나가 엉뚱한 유전자를 절단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고 상가모의 CSO(chief scientific officer)를 맡고 있는 필립 그레고리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박사는 "우리는 CRISPR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응수했다. 

에디타스와 상가모가 당면한 공통과제는 FDA의 승인을 받는 것이다. "FDA는 지금까지 유전자요법 제품을 승인한 적이 없다. 유전자요법 시장은 초기에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요법(virus-based gene therapy)의 임상시험이 참담한 실패를 거둔 후 더디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FDA의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어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고 코웬 앤 컴퍼니(Cowen and Company)의 바이오텍 애널리스트인 니콜라스 비숍은 논평했다. 






-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2-06

Posted by 토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