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신호를 교환할 수 있는 긴 나노튜브의 성장을 통해서 세포는 다른 세포와 결합된다. (출처: UiB)
대부분의 세포들은 나노 단위의 얇은 세포막 튜브를 통해 전기적 신호를 보내면서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한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노르웨이 연구팀의 결과는 배아세포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협력하여 조직을 성장시키고 상처를 치료하는 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여년간 과학자들은 세포가 세포들 사이에 존재하는 터널링(tunnelling) 나노튜브라는 굉장히 얇은 튜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포 2~3개의 크기의 길이를 가지며 사람 머리카락의 500분의 1의 두께를 가지는 나노튜브는
의사소통의 통로를 만들기 위해 거의 모든 형태의 세포들 사이에서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반면, 지금까지 알려진 의사소통 메커니즘과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 연구의회의 라지-스케일 연구 프로그램(Research Council`s large-scale research
programme)의 일환인 나노기술 및 신물질(Nanotechnology and New Materials, NANOMAT)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지앙 왕(Xiang Wang) 박사와 동료 연구원인 베르겐(Bergen) 대학교 생의학과 한스-헤르만
게르데스(Hans-Hermann Gerdes) 교수는 전기적 신호가 나노튜브를 통해 세포와 세포 사이를 대략 초당 1~2미터의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왕 박사는 세포막에 변화가 생길 때 전기적 포텐셜에 의해 빛의 강도가 바뀌는 형광 염료를 본 실험에 사용하였다. 나노튜브에 의해 두
개의 세포가 연결되어 있을 때, 왕 박사는 세포막의 포텐셜의 탈분극을 위해 미세바늘을 이용하여 그 중 하나를 찔렀다. 이로써
세포막이 불꽃처럼 밝아지는 형광 지표가 유발되고, 이와 유사한 빛은 나노튜브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세포에 전달되었다.
나노튜브를 통해 전기적 신호가 세포 사이로 전달되는 돌파구의 발견은 2007년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과학자들은 수많은 다른 형태의 세포를 이용하여 유사한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이 세포
사이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든 세포에서 동일한 특성이 나타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라고 게르데스 교수는 말했다.
베르겐 대학교의 전기생리학 연구팀은 전기적 커플링의 강도를 결정하는 세포 시스템의 전도도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신뢰도 있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반복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2010년 가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게재되었다.
나노튜브는 수명이 짧다. 세포 사이의 나노튜브는 결코 영구적이지 않으며, 대부분의 나노튜브는 단지 몇 분만 지속될 정도로
수명이 짧다. 따라서 연구진은 세포가 나노튜브 연결을 언제 어디서 형성할지 예측할 수 없다. “현미경으로 한 시간 동안 세포를
관찰하더라도 하나의 나노튜브를 관찰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매우 고된 작업이다. 정말 운이 좋을 때 비로소
나노튜브가 형성되는 장면을 포착하고 이러한 과정을 저장할 수 있다.”라고 게르데스 교수는 말했다.
나노튜브를 찾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연구진은 평면 위에 수천 개의 점과 브리지(bridge)로 구성된
마이크로-매트릭스(micro-matrix)를 개발하였다. 우표보다 작은 평면은 세포가 붙어 있는 나노 구조 물질로 쌓여있다.
연구진은 브리지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하나의 세포를 각 점에 위치시킨 뒤 점과 점 사이의 브리지를 따라서 나노튜브가 형성되기를
바랬다.
나노튜브가 형성되는 것을 포착했을 때, 연구진은 시간을 명시하며 세포를 조정했다. 연구진이 현미경을 조정하는 동안, 매
5분마다 자동으로 사진을 저장하도록 프로그램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연구진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나노튜브 연결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세포는 어떻게 이러한 과정을 수행할까?"에 왕박사는 의문을 가졌다. 왕 박사는 미약한 나노튜브가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빠르게 인지하였으며, 여기에는 분명 또 다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많은 세포들은
간극연접(gap junction)이라는 매우 작은 세포막 기공을 형성하며, 간극연접은 반지 형태의 단백질을 만든다. 인접한 세포가
직접적으로 간극연접을 통해 전기적 자극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1960년대에 이미 보고된 바 있다. 세포가 전지적 자극을
전달하기 전에 나노튜브의 한 쪽 끝이 항상 간극연접을 통해 세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왕 박사는 발견하였다.
또한 그는 일부 결합 세포들에서 막전위의존성 칼슘 채널(voltage-gated calcium channel)이 들어오는
신호의 운송을 포함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전기적 신호가 나노튜브를 통해 보내지고 세포막에 도착하게 될 때, 세포막 표면은
탈분극(depolarise) 되고 칼슘 채널이 열리면서 세포 신호 전달의 필수 이온인 칼슘이 세포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다시
말해, 세포간 물질 전달에는 나노튜브와 간극연접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나노튜브는 하나의 세포에서 소멸되고, 간극연접을 통해
다른 세포와 연결된다. 두 개의 세포는 전기적으로만 결합되는 것이다.”라고 게르데스 교수는 설명했다.
현재 과학자들은 세포들이 왜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서로간에 신호를 전달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나노튜브의 발견은
우리에게 세포 사이의 의사소통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호 전달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배아 단계에서
세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세포가 집단행동의 한 형태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세포는 아주 먼
거리를 여행하고 있는데 새의 무리처럼 함께 이동하는 것이다.”라고 게르데스 교수는 주장한다.
“세포는 상처를 덮기 위해 상처 부위로 이동하게 되는데, 나노튜브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세포가 이동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인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과정에 전기적 신호가 어떻게든 관여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나노튜브가
이러한 작용에 관여하는지에 대해 추측만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게르데스 교수는 강조한다.
뇌세포에도 같은 현상이 존재할까? 전기적 신호 전달 과정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뇌는 모든 기관의 기능을 뛰어넘는다.
만약 상기 신호 전달 메커니즘이 인간 뇌세포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입증하면, 이것은 뇌 기능의 비밀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밝혀진 시냅스와 수지상 조직(dendrite)을 포함한 채널의 의사소통 메커니즘은 나노튜브를
통해 상당히 다른 메커니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베르겐 대학교의 신경과학자들은 뇌에서 의식과 전기적 연결과 관련된 현상에 대해 보다 나은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포 간의 의사소통: 터널링 나노튜브 형성 및 기능 메커니즘”이라는 프로젝트에서, 연구진은 현재 뇌세포에 대한
나노튜브 메커니즘 기능을 보다 정밀히 연구하고 있다.
게르데스 교수는 현재 하이델베르크 유럽 분자 생물 연구소(European Molecular Biology
Laboratory)에서 일하고 있으며, 생체 내 전기 연결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는 생명체 내에서 이러한 메커니즘을 밝히기를
희망한다. 본 연구 결과는 세포 메커니즘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유발되는 질병에 대해 이해 및 치료법 개발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