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8. 19:28

스페인에서 발견된 8,000년 전의 인간 유골에서 검출된 DNA를 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8,500년 전 유럽 전역에 농업이 보급되기 전에 유럽에 살던 원주민들은 수렵·채집인이었으며 전분과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 유럽 원주민들은 (후에 문명화와 함께 찾아온) 일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으며, 짙은색 피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이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넘어가면서 경험하게 된 유전적·생물학적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사(史)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는, 일만 년 전 농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유럽의 농부들은 중동에서 유래하며, 그리스와 불가리아를 경유하여 유럽에 진출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사건을 연구하는 방법은 현대 유럽인의 유전학적 연구결과를 외삽하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고작해야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개략적으로 추측하는데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보다 정교한 기법이 개발되어 고대의 골격에서 DNA를 추출하여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고대 수렵·채집인과 농경민의 유전학을 분석하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농경민의 이동과정을 추적하고 수렵·채집인과의 상호작용을 분석함은 물론, 농업이 인간의 생물학적 특징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https://www.sciencemag.org/content/342/6155/181.summary). 

예컨대 2012년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의 카를레스 랄루에자-폭스 교수(유전학)는 "2006년 스페인 북서부 라 브라냐 아린테로 동굴에서 발견된 수렵·채집인의 유골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를 채취하여, 완벽한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제의 유골은 동굴에서 발견된 두 개의 유골 중 하나였는데, 붉은사슴의 치아로 만든 장식물과 함께 발견되어, 남유럽의 수렵·채집인은 사슴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을 사냥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스페인 동굴에서 발견된 남유럽 수렵·채집인의 유전체는 북유럽 및 동유럽에서 발견된 많은 수렵·채집인들의 유전체와 매우 흡사하여, 초기 수렵·채집인들은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유전적·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http://news.sciencemag.org/archaeology/2012/06/ancient-hunter-gatherers-kept-touch). 한편 일부 과학자들은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선사시대의 수렵·채집인들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기 전에, 수천 년 동안 초기 농경민들과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힐 수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었다. 

랄루에자-폭스 교수는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에스케 윌러슬레브 교수(고대 DNA 분석 전문가)와 함께 1월 26일 Nature(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라브라냐 동굴 유골의 핵 DNA(nuclear DNA)를 완전히 분석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이번 연구결과는 예비결과에 불과하지만, 피부·눈·식생활·면역계와 관련된 핵심유전자들을 초기 농경민 및 현재 유럽인들의 유전자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유럽에 농업이 보급되면서 유럽인들에게 어떤 유전적·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①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라 브라냐 동굴에서 발견된 유골의 주인공이 짙은색 피부와 푸른 눈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짙은색 피부와 푸른 눈의 조합은 현대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나타나기 어려운 특징이다. 오늘날 남유럽인들은 북유럽인들보다 약간 짙은 색 피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프리카인들에 비하면 훨씬 더 옅은 색 피부를 갖고 있는데, 이는 보다 많은 햇빛을 흡수하여 충분한 비타민 D를 생성하기 위한 적응의 일환으로 생각되어 왔다. 최근 수행된 일련의 연구결과들(미발표 논문 포함)은 하나같이 초기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이 짙은색 피부와 푸른 눈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모든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이 짙은색 피부와 푸른 눈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http://biorxiv.org/content/early/2013/12/23/001552). 

"선사시대의 수렵·채집인들은 주로 다량의 고기를 먹음으로써 비타민 D를 보충했기 때문에, 농사를 지으면서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할 때까지는 옅은 색 피부를 지닌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 유럽인들은 수렵·채집인들보다 고기, 물고기, 달걀을 훨씬 더 많이 먹음으로써 충분한 비타민 D를 공급받고 있지만, 초기 농경민들은 비타민 D를 생성하기 위해 햇빛에 더 많이 의존했다. 따라서 위도뿐만 아니라 음식도 피부색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랄루에자 폭스 교수는 설명했다. 

②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특징은 "농업이 인간의 신체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뒷받침한다. 즉 라 브라냐 동굴 유골의 DNA에서 발견된 유당(유제품에 포함된 당분)과 전분(재배한 식물의 핵심 영양소) 분해효소의 유전자는 원시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수렵·채집인들이 유당과 전분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에 유당과 전분은 농경사회의 핵심 영양소로 자리잡게 된다.) 

③ 그러나 라 브라냐 동굴 유골의 주인공은 농경민 특유의 형질 중 일부를 보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그의 면역계는 다양한 질병들(예: 결핵, 폐렴, 말라리아 등)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질병들이 소나 양 등으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생각해 왔다(말라리아의 경우, 현대에 이르기까지 남유럽의 풍토병으로 군림해 왔다.) 연구진에 의하면, 연구진이 분석한 40개의 면역관련 유전자 중에서 24개(60%)가 현대 유럽인의 유전자와 유사하다고 한다. "병원체들에 대한 일차 방어선은 이미 구축되어 있었다. 아마도 중동의 초기 농경민들을 감염시켰던 질병들이 농업이 전파되기 전에 이미 유럽 대륙으로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고 호주 아델라이데 대학교의 볼프강 하크 교수(고대 DNA 연구가)는 말했다. 

④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종전의 가설을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었다. 즉, 종전에는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은 고립된 유목민들의 단순집합체가 아니라, 농경민들이 도착하기 전에 유전적 문화적으로 광범위한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가설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유전체 염기서열은 시베리아 말타 유적지에서 출토된 24,000년 전 어린이의 것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말타 유골의 유전체 염기서열은 지난해 말 윌러슬레브 교수에 의해 발표되었다.) 이는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상당한 유전자 흐름(gene flow)이 존재했으며, 초기 유럽인들 간의 동질성이 생각보다 더 높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내가 스칸디나비아 수렵·채집인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와 일치한다(http://www.sciencemag.org/content/336/6080/400.summary). 북유럽(스칸디나이바)의 수렵·채집인들은 남부(라 브라냐)는 물론 동부(말타) 유럽의 수렵·채집인들과 유사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수렵·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광범위한 유전적 분수령(genetic watershed)이 존재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 시기에는 유전자와 생물학적 특징이 극적으로 변화했음이 틀림없다. 유럽 전역을 누볐던 수렵·채집인들과 농경민들은 각각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지금껏 지리학적 요인만으로 예측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라고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폰투스 스코글룬드 교수(유전학)는 논평했다. 

※ 원문정보: Eske Willerslev & Carles Lalueza-Fox, "Derived immune and ancestral pigmentation alleles in a 7,000-year-old Mesolithic European", Nature (2014), Published online 26 January 2014. 




-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1-28


Posted by 토리군
2014. 1. 16. 14:55

오늘의 구글 두들(메인화면)...

2014년 1월 16일이 '다이앤 포시' 탄생 82주년 이라는군요~

누구인지 궁금해서 살짝 조사해보았습니다.




다이앤 포시(Dian Fossey, 1932년 1월 16일 ~ 1985년 12월 27일경)는 18년에 걸쳐 고릴라 연구를 수행한 미국의 동물학자이다.

저명한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영향을 받았으며, 르완다의 산림에서 매일같이 고릴라를 연구했다. 생전의 포시는 리키의 천사들 중 한 명으로서, 제인 구달·비루테 갈디카스와 함께 가장 저명한 유인원학자였다. 세 여성 유인원학자는 각각 포시는 고릴라, 구달은 침팬지, 갈디카는 오랑우탄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이앤 포시는 1985년에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으며, 사건은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from Wikipedia


고릴라를 연구한 동물학자시네요. 제인 구달만 알고있었는데...

이 분은 안타깝게 돌아가신것 같네요...


이분의 이야기가 '안개속의 고릴라'라는 책과 영화(정글 속의 고릴라)로도 있군요~





- 관련 기사 및 자료 모음 -

  매일신문, 오마이뉴스, 한겨레, 한국경제, 애니멀파크

Posted by 토리군